장사를 하면서 가장 스릴있고 재미있는 일 중하나가 월말 정산이다.

 한달 동안 매출이 얼마가 나왔고, 얼마의 노동력과 재료비를 들여, 얼마의 수익을 만들어냈는지를 계산하는 과정은, 나름 열심히 공부한 후에 성적표를 받아보던 그 기분과 비슷하다. 내가 잘 못하는 과목을 더 열심히 공부해서, 그 과목의  점수가 올랐을 때의 기쁨 처럼, 특정 재료비나 비용을 줄여서, 혹은 내가 짠 마케팅이 먹혀서 밀고 있는 메뉴가 많이 팔려 매출이 늘었을 때의 기분은 "자영업" - self employment 라는 단어의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요즘이야 "자영업"이라는 단어가 마치 끝이없는 나락이요, 극빈층으로 가는 탈출구 없는 감옥의 느낌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가게 종업원으로 일을 하면서, 혹은 여러 사장님을 만나보면서 놀라는 것이 두가지 있는데,

 

 첫번째가, 사장님들은 제대로 된 정확한 원가분석/월말 정산을 안한다는 것이다. (혹은 못하던가)

 물론 대부분의 사장님은 경험에서 나오는 원가분석이나 인건비 등에 개념은 가지고 있고, 대략적인 손익계산이나 비용계산은 당연히 하고 계신긴 한데, 그러한 주먹구구식 가게운영의 치명적인 단점은 가게가 잘 돌아갈 때는 별 상관이 없지만, 갑자기 매출이 떨어지던가, 원가나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 직면하면, 어떤 전략으로 매출을 올릴지, 어디에 비용을 전가시킬 지 등의 판단을 하기가 무척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내가 아는 스시 사장님은 장사는 꽤 잘 되었지만, 본인이 목표하는 만큼의 매출이 잘 오르지 않자, 우선 가격을 10% 정도 올리면서 10%의 매출 성장을 꾀했지만, 오히려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었고, 6월을 기점으로 인건비가 1불 이상씩 오르자,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전가한다고 다시한번 가격을 올렸는데, 당연히 매출은 더 떨어지는 상황이 됐다. 

 사장 본인이 스시맨이기도 하니, 박리다매로 힘들게 일하면서 적게 버는 것보단, 좀 가격을 올려 슬로우하게 일하면서 동일한 매출을 올리려는 욕심은 이해하지만, 세상의 이치가 그렇게 쉽게 된다면야 누가 돈을 못 벌겠는가?

 주변 가게의 가격은 어떻고, 메뉴별 원가는 대략 어떻고, 원가 대비 수익좋은 메뉴들은 어떤게 있고, 적은 재료비로 좀더 값어치 있는 음식으로 만드는 연구는 전혀 안하고, 가격 10% 올렸으니 매출 10% 늘고, 재료비는 그대로니 손익도 좋아지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의 흐름은 크게 장사를 그르치는 결과가 됐다.

 

 두번째가, 종업원들은 장사가 안되는 상황에서도 사장은 돈을 벌어간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나는 종업원으로 일 할 때도, 주위의 요리사 분들이나 매니저 분들과 장사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끔 가게가 연속으로 슬로우 할 때가 있으면(요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처럼), "이번달 적자 나는거 아녀요?" 라고 걱정반, 샘통반(?)으로 그 분들의 의견을 물어보곤 하는데, 99% 종업원들의 대답은 "그대로 사장님은 돈을 가져가요, 좀 적게 가져가겠지" 였다.  그 분들도 향후에 본인의 가게를 하려는 계획들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확히 계산해 보려하지 않고, 막연히 "이 정도 장사가 되는데 사장은 얼마는 벌어가겠지" 라는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실패와 폐업이 난무하는 자영업 시장에, 오늘도 수많은 준비 안된 사람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겠지.

 

 실제 손익계산서를 보여주마 !

 #세부 항목을 삭제하여, 세부 수식은 안맞지만, 큰 숫자는 맞는다.

일단, 주 6일 영업하면서, 월 7만 이상을 팔고 있다는 것은, 그래도 어느정도 규모가 되는 일식당이라고 보면 된다.

평일 기준 2천~2천3백, 토요일 3천, 금요일 4천 정도를 치는 가게다.

 

재료비율은 33~35%를 왔다갔다 하는데, 대체적인 음식업이 그정도의 재료비가 나오니 정상적인 지표로 보인다.

임대료를 보통 매출의 10%에서 맞추어야 한다는데, 11%가 나오니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인건비다. 거의 42%에 달한다. 여기서 Payroll은 CPP(국민연금), EI(고용보험), Income tax를 별도로 떼어 두었다가 CRA에 납부하는 금액이다. 여기서 스시집을 운영하는 것에 가장 큰 어려움을 알 수가 있다.

스시집은 어느정도 매출이 나온다면 무조건 스시바에 최소 2명, 주방에 최소 2명, 홀에 서버 2명 도합 6명이 필요하다.

손님이 한테이블이 있건 없건 최소 6명 기본에 금/토의 경우 스시바에 1명이 붙고, 주방에 디셔워서가 오후에 붙고, 홀엔 1명의 서버가 추가된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4~5명이 필요한 이유가 주방과 스시바가 완전히 분리되어 움직이기 때문이고, 서버가 한식당에 비해 많은 이유는 그만큼 투고주문과 포장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일고 있는 매출이 비슷한, 로히드의 한식주점의 경우 평일 주방 2명, 서버 1명이고, 주말에 디시워셔 1명과 추가 서버 한명이 붙는다고 한다. 인건비로만 1만불 정도의 지출 차이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또한가지 문제는, 만약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이 되면, 인건비, 임대료 등은 거의 고정비로 봐야 하기에 줄어드는게 재료비뿐이라서, 매출 떨어진 만큼 바로 손익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다음달의 매출이 6만6천불로 줄면서, 두달에 한번 나오는 전기세가 1천불 정도 반영되고, 재료비가 추가 2천불 정도 더 반영이 되니, 적자가 1천6불이 났다. 이때 인건비율은 거의 50%에 근접한다.

 

  한달에  5천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정말 단순하고 쉬운데 말이다.

  눈이 많이 와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해서. 땡스기빙이라 칠면조를 집에서 다들 먹으니, 날씨가 너무 좋아 다들 놀러가서, 연말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결론은, 가게마다 다 Case by case 겠지만, 6만 ~ 7만 파는 가게에, 주인이 스시맨으로 5일 일한다는 가정하에, 주인이 자신의 월급 5천불 가져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술이 좀 팔리는 가게면 좀더 가져갈것이고

 

  쉽지않다....

 

 

 

 

 

 

 

 

 

Posted by 밴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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